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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하면 생각나서 다시 하게 되었다가 현자 타임을 맞이하는 그 순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한다는 그 장르.
(MMO) RPG.
PC RPG 시장은 그나마 로스트 아크를 제외하면 구설수를 몇 개씩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문제 게임들 투성이고, 스마트폰 RPG 시장에서는 자동 사냥 돌리거나 방치형 RPG가 과금력이 있는 직장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주력으로 플레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PC/스마트폰 양분된 시장을 모두 흡수하기 위해 크로스 플랫폼을 택하고, 핵 앤 슬래쉬 액션 RPG의 정수라 불리는 디아블로 2의 새로운 모습인 레저렉션이라는 부제를 달고 다시금 날아오르자 그들의 바람을 등에 업고 같이 날아보고파 그 첫마디부터 어불성설인 한국식 디아블로라는 슬로건을 달고 언디셈버가 출시되었다.
어느 게임에나 그렇듯 한국식 XXX or 정통 저쩌고 하는 것들이 한국에 묻었을 경우, 믿고 거를 수 있다는 신념을 일깨워준 그들의 선배들이 남긴 똥들을 왜 게임사 마케팅 부서들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인가?
대부분의 RPG를 좋아하는 나는 한국식 디아블로라는 말에 또 한 번 속아주기로 하고 언디셈버를 광고에서 처음 접하고 앱스토어에서 사전 예약을 걸어두고 까먹고 있었던 찰나였다.
앱스토어는 언디셈버가 이제부터 다운로드 가능한 상태가 되었으니 설치하겠냐고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답하고 접속을 했지만 사전 다운로드 기간입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접속은 되지 않았다. 오픈일 자정에 오픈하기로 했다고 해서 새벽시간대에 모바일로 접속을 해보니 접속이 되어 캐릭터를 생성해서 1시간 정도 게임을 해보았는데..
전체적으로 그래픽은 깔끔하다는 느낌을 주긴 했지만 조작감이 상당히 불편했고, 로스트 아크의 스토리처럼 스킵이 되다가 안되다가 하는 등 첫인상부터 뭔가 익숙한 불쾌함이 느껴졌다.
언디셈버의 육성 스타일은 간단히 말해서 캐릭터가 어떤 무기를, 어떤 스킬을, 어떤 스탯을 찍는지에 따라 직업 구분 없이 성장시킬 수 있는 개방형 방식이다.
이 개방형 육성 방식을 보조하기 위해 스킬도 룬처럼 박았다 뽑았다 할 수 있고, 스탯과 보조 능력도 조디악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올릴 수 있게 하였다.
이 부분에서 한국식 온라인 RPG에 익숙한 사람은 알 수 있다. 여기저기가 다 과금으로만으로 강해질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는 것을. 그리고 이 게임을 왜 이따위로 설계하고 만들었는지를.
비록 온라인 슬롯머신의 토대를 만들게 한 디아블로 시리즈이지만. 우리는 그들의 게임성을 욕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개선되고 더 재밌는 플레이가 되는 게임을 이 IP를 이용하여 만들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식 디아블로? 물론 여론에서 언디셈버를 하면서 디아블로를 플레이하는 느낌을 받는다고들 말이 나오고는 있다. 하지만 이게 한국식 디아블로인가?
적어도 오픈 베타 서비스라면 클로즈 베타 때나 나올법한 버그나 서버 관리 오류, 중대한 문제는 고치고 나와서 돈을 벌자고 외쳐야 하는 것 아닌가?
모바일로 플레이하면서 답답함을 느낀 나는 오늘 불과 2~3시간 전에 PC버전을 설치해서 플레이를 하고서 10분 만에 삭제를 하고 언디셈버를 관짝에 닫아서 라인 본사 앞에 묻어버리는 상상을 했다.
마을에서 사냥터로 향하는 포탈 딱 한 번 타고 몬스터가 보이길래 스킬을 사용했는데 스킬 버튼을 누르자마자 화면이 3~8초간 멈춤 현상이 계속되었다.
이게 하라고 만든 게임인가? 안 그래도 오픈 당일 잠깐 둘러보고 키워보고 이제 좀 리뷰를 하더라도 뭘 해보고 나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접속해보니 서버 점검이나 며칠째 이어지질 않나 조작감이 좀 더 편한 PC환경으로 해보려니 진행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게 만드는 발적화 개적화 똥적화를 겪으며 이 게임은 유저를 기만한 정도가 아니라 돈통으로만 보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물론 게임업계가 여러 모로 서비스 당일부터 정상적인 서비스를 하는 것이 소비자에겐 당연한 것이지만 그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란 것을 안다. 하지만 TV광고도 떵떵 히 내걸고, 각 사이트마다 각 매체마다 광고란 광고는 주렁주렁 처달아놓고 막상 들어가서 뚜껑을 열어보면 된장이 아니라 똥덩어리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면?
소비자가 왜 제작자의 사정까지 생각해서 소비를 해줘야 하는 가?
차라리 여기에 과금할 돈이면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을 구매해서 플레이를 하다가 디아블로 4가 나오면 구매해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여러모로 정신건강, 그리고 올바른 게임 소비관을 갖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한국식 디아블로
이제 이런 말장난 그만하자.
본 글은 한국에 출시한 대부분의 MMO RPG를 플레이해보고 꽤 오랜 기간 즐겨운 유저 중 한 사람이 언디셈버를 찍어먹어보고 평가한 글이므로 절대적인 대답이 될 순 없지만 직접 해보시면 아실거라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