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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_서바이버즈_배너

얼마 전 유튜브를 보다가 어떤 게임 유튜버가 밤새 게임을 하느라고 고생했다는 영상을 하나 보게 되었다. 그 유튜버가 해당 게임을 리뷰하면서 본인의 플레이를 보여주었는데, 그래픽은 좋게 말하면 2D의 옛 도트 향수를 불러일으키지만 나쁘게 말하면 별거 없이 조잡한 느낌으로 깔끔하지 못한 그래픽을 보여주는 액션 게임이었다.

 

모바일 양산형 게임에도 못 미치는 대충 찍어 만든 듯한 도트 덩어리들이 잔뜩 들어있는 그래픽을 가진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걸 쭉 지켜보다 나도 모르게 수십 분을 그냥 넋 놓고 바라보게 되었고, 그 영상을 뒤로 한채 '이런 게임도 재밌게 플레이하는 게 가능하구나.'라는 생각만 남기고 유튜브를 껐다.

 

며칠이나 지났을까 그 게임은 유튜브를 틀면 어느 게임 유튜버든 왠만한 사람은 죄다 플레이하는 게임이 되어버렸다.

 

심지어는 게임 유튜버가 아닌 코딩 관련 채널에서도 언급할 정도의 게임이다보니 나는 이 게임에 대해 알아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스팀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이 게임은 뱀파이어 서바이버즈(Vampire Vurvivors), 한화로 3,300원이면 구매가 가능한 게임이다. 이 3,300원을 가지고 총매출 대략 30억 원으로 추정되는 어마어마한 판매량으로 스팀도, 개발자도 흐뭇하게 만들어준 게임이라고 한다.

 

아니 이 게임이 뭐길래 그렇게 많이들 플레이하고, 또 수많은 유튜버,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언급되고 조명되고 있는가 궁금해서 나는 내 돈 주고 직접 구매해서 플레이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뱀파이어 서바이버즈가 뭔데?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를 스팀 상점 페이지에서 보면 이 게임에 대한 태그가 달려있는데, 액션 로그라이크, 2D RPG, 뱀파이어, 아케이드, 복고풍, 등등.. 여러가지 태그 다 차치하고 그냥 쉽게 말해 몹을 잡아 레벨 업해서 새로운 스킬을 배우고 강해져서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게임이다.

 

이런 간단한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플레이를 하면서 내 시간 14시간이 그냥 사라졌다.

 

스팀_UI
구매한 지 2일정도가 지났는데 하루에 7시간 꼴로 한 게 된다.
VA_게임_화면_1
뱀파이어 서바이버즈 게임 화면

그래픽도 그렇지만 조작법은 상상 이상으로 단순했다. 그저 방향키 4개와 엔터키 한 개만 있으면 게임을 할 수 있다. 방향키로 게임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고, 엔터키로는 스킬을 배우거나 확인창을 닫는데 사용한다.

 

무기는 처음 캐릭터가 지니는 가장 기본 무기 하나를 가지고 시작해, 맵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을 사냥하다보면 나오는 경험치 보석을 먹고 레벨업을 하면 아이템을 하나씩 지닐 수 있게 되는데,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액티브식과 액티브 아이템이나 캐릭터의 성능에 영향을 주는 패시브 식 아이템 두 가지가 있다.

 

액티브식 아이템 역시 습득하고나면 자동으로 사용된다.

 

VA_게임화면_2
그냥 몬스터를 피하면서 자동으로 사용되는 스킬로 사냥하며 레벨업하는 단순한 게임이다.

각 액티브 아이템들은 고유의 쿨타임과 발사체 속도, 공격력 등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성능은 패시브 아이템을 이용하여 그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파워업파워업2
파워 업을 누르면 골드를 사용해서 캐릭터와 아이템의 성능을 업그레이드 하고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또한 게임 내 유일한 재화인 골드로 게임 시작 전 캐릭터와 아이템(스킬)의 성능을 미리 올려놓고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게임하면서 버는 골드로 캐릭터를 강화하고, 더 높은 성과를 위해 계속 플레이하며 또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또 업그레이드를 하는..

 

VA_캐릭터
생각보다는 다양한 캐릭터와 기본 무기 종류가 있다.

처음엔 안토니오라는 캐릭터 하나만 플레이할 수 있으며, 플레이하면서 새로운 캐릭터와 아이템을 해금할 수 있고, 캐릭터의 경우엔 해금할 때 골드가 추가적으로 소비된다. 검은 배경의 캐릭터는 해금은 됐지만 플레이하기 위해 골드를 사용해 언락을 하지 않은 경우.

 

VA_스테이지
해금하진 못했지만 현재는 총 4개의 스테이지가 존재한다.

22년 3월 2일 기준 여전히 앞서 해보기 버전이므로 캐릭터, 아이템, 스테이지의 추가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진행_1
이렇게 없어보이게 시작해서
진행_2
이렇게 대 환장파티를 하게 된다.

게임 진행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그저 방향키와 엔터를 눌러가며 한 손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액션 게임이다. 근데 이 액션감이 뭐랄까 이런 조잡한 화면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최대한의 액션감이라고 해야 할까. 초반 무기가 없을 때도 그렇고 중반 무기가 어느 정도 갖춰진 때도 그랬지만 이 몬스터들을 피해 다니는 조작에서 굉장히 쫄깃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냥 눈앞에 보이는 몬스터를 자동으로 사용되는 스킬을 맞추기 위해 알짱대고, 바닥에 떨어진 경험치 보석을 주워 먹기만 했는데도 10분, 20분이 그냥 사라져 있다.

 

게다가 우연히 필드 보스를 잡게 되면 떨어지는 보물상자를 열게 되면...

 

보물상자상자_해금
잭팟은 아니고.. 중팟정도 터졌다고 보면된다.

굉장히 요란한 소리와 함께 슬롯머신을 당겨 잭팟이 터진 거처럼 화려한(?) 이펙트로 골드와 함께 추가 아이템 보상을 준다. 이 박스는 크게 잭팟, 중팟, 쪽팟으로 이펙트가 3가지가 존재하는데, 해당 이미지는 중팟정도 터졌을 때 이펙트이다. 게임을 하면서 잭팟 이펙트를 기대하며 상자를 까보는 것도 나름 재미가 된다.

 

뱀서가 유행하게 된 계기?

 

구체적으로 자료조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플레이를 하면서 느낀 뱀파이어 서바이버즈가 진짜 잭팟을 터뜨리게 된 계기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총 용량 100 메가바이트도 안 되는 작은 게임이 어떻게 이렇게 붐을 일으킬 수 있었을까.

 

- 저사양/저가격/중품질

개발자가 어떤 생각으로 이 게임을 만들었는 진 모르겠지만, 요즘같이 온라인 게임이 주요한 시대에 적절한 타겟팅이 개발자도 모르게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온라인 게임 중 보통 오버워치, 롤, 배그 등등 매칭에 대기 시간이 존재하는 게임을 할 때, 대기 시간 중에 짬 내서 따로 하는 서브 게임들이 존재한다. SKT 페이커의 점프킹이라던지, ALTF4와 같이 잠깐잠깐 플레이하며 시간을 죽이는 용도로 쓸 수 있는 게임이 프로게이머,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자주 플레이되어왔다.

 

이런 게임들이 갖는 특징들은 대체적으로 저사양, 저가격대, 중급 이상의 품질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아무래도 가볍게 해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지 못하고, 게임의 연속성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플레이에서 가진다면, 서브 게임으로서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는 이런 조건들을 충족하는 게임이라 생각하고, 오히려 서브 게임에서 탈피해 메인으로 플레이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은 플레이타임을 가진다.

 

이런 상황에서 유명 게이머나 스트리머가 서브 게임으로 즐기는 것이 플랫폼에 노출된다면, 그 파급효과는 매우 강력하다고 볼 수 있다.

 

- 막상 해보면 이해되는 중독성 포인트가 다수 존재.

디아블로가 유행할 수 있었던 근본들 중 사냥의 맛과 파밍의 맛이 있다. 뱀서는 그냥 매우 조잡해 보이지만 그 안에 디아블로가 유행할 수 있었던 느낌을 어느 정도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골드와 아이템을 얻기 위해 박스를 까게 되면 발생하는 이펙트라던지, 어마어마한 수의 몬스터가 한꺼번에 등장했을 때, 이미 강력해진 나의 캐릭터로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게 다 썰어버릴 때는 굉장히 시원시원한 사냥의 맛도 느낄 수 있다.

 

또한 그저 강력해지고 난 다음 아무것도 할 게 없는 것이 아닌, 여러 숨은 해금 요소들이 존재해, 해당 요소들을 얻기 위해 나름의 퀘스트(임무)를 하는 등 플레이 목적의식을 조금이나마 부여해놓은 점도 게임을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 중 하나일 것이다.

 

뱀파이어 서바이버즈의 논란, 문제점

 

이 부분은 한 마디로 정의가 된다. "표절"이 뱀서가 갖고 있는 커다란 논란거리이다.

 

게임 내 특정 부분들은 악마성 시리즈를, 게임성은 매직 서바이벌이라는 게임을 표절했다고 알려져 있다.

 

롤은 도타를 따라 했고, 카트라이더는 마리오 카트를, 팔라딘스는 오버워치를.. 등등 게임성과 캐릭터 유사성에 대한 표절시비 논란은 과거부터 꽤 빈번하게 있어왔다. 게임성만 차용했냐, 아니면 등장 캐릭터와 요소들까지 거의 흡사하게 카피했냐에 따라 저작권 소송에서 승패가 갈리는 듯한데,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도 이에 대한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아마 저작권 소유자들에게 소송을 당한다면 순순히 끝나진 않을 정도로 뱀서에는 많은 부분이 다른 게임과 비슷한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게임들도 그러하듯,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완벽한 100% 순수 창작물로 게임 세계관, 캐릭터, 게임성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 몇이나 될까? 그저 이번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는 대박을 터뜨렸을 뿐이고, 이에 대해 저작권 소송을 거는 게임사나 제작자가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떤 시선으로 봐야 하는 것일까?

 

확실한 것은 게임에 대한 애정이 있고, 본인 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캐릭터 디자인, 음악 작곡, 게임 프로그래밍 등등 본인이 스스로 모든 것을 일궈 대박을 터뜨려낸 게임 스타듀 밸리가 있는 한, 뱀파이어 서바이버즈의 개발자 역시 본인이 감당해야 될 몫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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